계곡에서 하루 씐나게 놀고난 우리는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보성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그날 밤 걸려온 아빠의 전화
"태풍온다. 어델 싸돌아댕기노. 부산으로 오니라"
하아.......
나에게 부산이란 여행지가 아닌 집이기에, 그리고 태풍의 영향으로 우린 뭣도 해보지 못하고...
뭐했지 그런데....? 기억도 안나.....
심지어 사진도 한장도 없어.......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볼라벤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다음 여정을 고민고민고민
이왕 이렇게 강원도로 갈까? 라고 물었고
예전부터 내가 강원도에서 지낼때 있던 곳을 가보고 싶다던 곰탱은 콜을 했다
그런데......
<사진 : 기상청>
안녕? 내 이름은 덴빈이라고 해
볼라벤보다 일찍 태어난 형님 태풍이지
내가 대만 여행하는 사이 볼라벤이 먼저 갔다며?
그래서 나도 늦었지만 가볼려고~
진짜....둘이서 뉴스보면서 벙쪘다.....이게 무슨 일이냐며....
태풍 진로를 확인한 우린 강원도로 가려던 계획을 취소..
곰탱의 고향인 하동으로 변경!!
전어회 사준대서 혹했다
부산에서 하동으로 가는 기차편을 알아본 결과 사상역에서 출발하는 아침 첫 기차를 타기로 결정!
아침일찍 사상역에 도착해서 역 앞에 있는 돼지국밥집에서 배를 채웠다
각 플랫폼을 걸어서 건너가게 되어있는 작은 역 '사상'
온다 기차!!!!
역시 작은 역 '하동'
너무 KTX 정차역만 신경써두는 모양새랄까.....
그래도 더 정감가고 좋은 느낌?
하동역에 도착해서는 곰탱이 이끄는대로 움직였다
굳이 차나 버스를 탈 필요없이 살살 걸어다녀도 무리없는 곳이였던 하동
우린 저녁전에 전어회를 먹으러 더 안쪽으로 들어갈 예정이여서 쌍계사나 녹차밭은 못가봤다
그래서 간 곳은 '송림'
진짜 소나무에 폭 빠져있는 느낌이랄까?
온 하늘이 소나무로 꽉차서 그 더운 여름날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시원했다
평상을 발견하고는 둘이 누웠는데........
그대로 잠듦.....
심지어 숙면.....
진짜 둘 다 일어나선 식겁했다-ㅋㅋㅋㅋㅋㅋㅋ
섬진강 백사장 ㅎㅎㅎㅎㅎ
그만 자고 술상으로 이동해야죠?
술상은 작고 조용한 마을이여서 정말 여기에서 전어축제를 한단말야? 란 생각이 들정도였다
전어 파는 곳을 향해 걸어가면서 곰탱네 집도 보았다-ㅎㅎㅎㅎㅎㅎ
2~30 여분을 걸어 도착한 전어 파는 바닷가
그리고 우리가 전어회를 먹은 횟집이 왼쪽에 조그맣게-ㅎㅎㅎㅎ
그런데 도착한 바닷가에서 곰탱은 생각지도 못한 분을 발견하고 만다
바로 전어를 직거래로 구입하러 방문하신 고모님과 고모부님!!!!!!
아직 나의 존재를 밝히지 않았던데다 회사 휴가에 대한 사실도 집에 알리지 않았던터라
그야말로 머릿속이 하얘지는 비상사태였다ㅋㅋㅋㅋㅋㅋ
횟집을 가려면 왼쪽으로 가야했는데 하필 딱 그 길목에 계셔서 어쩌지도 못하고 방파제로 직행!!
그렇게 우리의 눈치싸움은 시작됐다-ㅋㅋㅋㅋㅋㅋ
어느새 저녁어스름이 내려앉기 시작할 즈음....
드디어 두 분께서 전어구입에 성공하시고 떠나셨고
곰탱은 내게 죄지은 목소리로 말했다
구이도 사줄게.....
맛나게 전어회에 전어구이를 가벼운 매화수와 함께 걸치고 더 늦기 전에 마을을 나섰다
작은 마을이라 시내로 다시 나가는 버스가 무척이나 빨리 끊긴다...
마을 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내내 곰탱은 하얀 승용차를 보면 저 멀리 몸을 숨겼더랬지
아버님 퇴근하시고 들어오실 시간이라나-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쫄깃한 시간이 지나고 곰탱더러 집에 가서 아버님께 태워달라고 해야되는거 아냐??
라고 질문할 즈음 시내로 가는 버스가 도착했다
진교 터미널에서 진주로 향한 우린 다시 기차에 몸을 싣고 태풍을 피해 순천으로 향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변수 발생으로 인하여 여행은 틀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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